타섹 라마 레크레이셔널.

축복받은 열대우림
브루나이의 녹색 보석을 탐구하다.

반다르스리브가완에는 호화로운 볼거리가 차고 넘치지만 그중 도시를 수놓는 대규모 공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타섹 라마 레크레이셔널 파크Tasek Lama Recreational Park는 다양한 난도의 하이킹 코스를 갖추어 세계의 등반가를 불러 모은다. 평화로운 공원보다 흥미진진한 정글에 가까운데, 특히 부킷 사랑 헬랑Bukit Sarang Helang으로 연결되는 코스는 야생 그 자체다. 장난기 많은 원숭이나 희귀한 야생화 등이 쉽게 발견되곤 한다. 등반에 지칠 즈음 나타나는 폭포 역시 도시의 식수원으로 사용될 만큼 청정하다. 등반 장비만 챙겨 단출하게 이동하고 싶다면 도심에 위치한 잘란카토르Jalan Cator 역에서 버스에 탑승하자. 요금은 한화로 1000원 정도. 브루나이 극동부에 다소 외떨어져 있는 울루 템부롱 내셔널 파크Ulu Temburong National Park는 오로지 수도에서 롱보트를 타야만 접근할 수 있다. 맹그로브 숲이 이루는 삼각주를 지나 꼬불꼬불한 림방강Limbang River과 템부롱강Temburong River을 끈질기게 항해한 끝에 ‘브루나이의 녹색 보석’으로 알려진 공원에 닿게 된다. 이곳은 1990년 별도의 연구 기지를 둔 이래 생태 보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덕분에 400종의 나비가 색색으로 나풀대는 신비로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그중 눈에 띄는 나비는 영국의 탐험가였던 제임스 브룩James Brooke을 기리는 화이트라자White Rajah. 브룩은 23대 술탄의 명령으로 해적을 토벌하여 그를 닮은 이국적인 나비를 훈장처럼 수여받았다. 옛 이야기를 되새기며 화이트라자를 관찰한다면 날개에 새겨진 7개의 날카로운 이빨 무늬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다음으로 무려 1조2700억원의 자금으로 조성한 초호화 놀이공원인 제루동 파크Jerudong Park를 찾아가본다. 1990년대 초 호주 퍼스에 기반을 둔 조경 회사가 디자인을 도맡아 자연과 놀이기구가 천연한 조화를 이룬다. 2층짜리 회전목마에 오르면 광활한 녹지대를 널찍하게 조망할 수 있다. 그 외에 범퍼카, 롤러코스터, 대관람차 등 수많은 어트랙션이 자꾸만 발길을 멈춰 세운다. 공원 투어의 마무리는 1996년 제루동 파크에 들어선 원형극장이 알맞겠다. 이곳에서 마이클 잭슨이 29대 술탄의 50번째 생일을 맞이해 공연을 펼쳤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

또 다른 전통 간식인 페냐람Penyaram은 쿠이 UFO라 불리기도 한다.

고고한 테이스트
로컬 마켓을 파고들어 맛본 궁극의 양식.

타무 키앙게Tamu Kianggeh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북적이는 현지 시장이다. 매일 어부들이 수로를 따라 싱싱한 어획물을 나르고 농부들이 당일 수확한 채소와 약초 등을 꾸려 온다. 가장 먼저 손으로 짠 바구니인 바쿨bakul을 산 뒤 그 안을 각종 산해진미로 채워보자.

아침
새콤하거나 달콤한 맛을 내는 타파이Tapai는 쌀을 발효시켜 만드는 음식으로 과거에는 석기 항아리인 타파얀tapayan에 넣어 보관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쌀 외에 고구마를 주재료로 삼기도 하며 시장에서 팔 때는 바나나 잎으로 감싸 내놓는다.

점심
브루나이의 국민 음식으로 손꼽히는 암부얏Ambuyat. 야자나무에서 추출한 녹말인 사고sago를 미지근한 물에 갠 다음 농도가 투명하게 변하도록 섞는다. 현지식 젓가락인 찬다스candas로 돌돌 말아 차차cacah라 부르는 양념을 곁들여 먹는다.

씹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암부얏.

저녁
나시카톡Nasi Katok은 기본적으로 쌀밥과 치킨에 각종 향신료를 넣어 만든 삼발sambal 소스를 얹어 즐기는 데일리 푸드다. 가게마다 삶은 달걀이나 멸치튀김 등을 추가하거나 자체 개발한 레시피로 만들어 조합이 무궁무진하다.

간식
찐 것, 튀긴 것, 구운 것을 아우르는 쿠이와 반지라는 뜻의 친친이 결합해 달콤한 주전부리인 쿠이친친Kuih Cincin이 탄생했다. 야자 적설탕과 흑설탕을 뿌린 반죽에 쌀가루를 입히고 기름에 튀겨내는데, 이름처럼 가운데 구멍이 있어 반지를 연상시킨다.



자료 제공: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한-아세안센터 (ASEAN-Korea Cent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