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help fallling in love with Flores
마음껏 흔들릴 수밖에 없을 걸, 플로레스
인도네시아는 매우 광대하고 깊은 나라다. 항해는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 작은 배를 타고 바다 위의 사바나, 바다 위의 나미비아와 같은 플로레스 해를 항해하는 건 어떨까. 낯설기만 한 빠다(Padar)섬과 길리 라와 다랏(Gili Lawa Darat)섬에서 트레킹을 하고, 카나와(Kanawa)섬에서는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코모도(Komodo)섬과 린차(Rinca)섬에서는 공룡의 후예와의 만남이 펼쳐진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인도네시아를 여행할 수 있을까. 인도네시아는 지난 7월 24일부터 법무부 장관령으로 외교·공무 비자 소지자 등을 제외하고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예외적으로 입국이 가능한 경우에도 백신접종 완료 증명서 및 PCR 음성확인서 등을 제출하고 격리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8월 22일 기준 27.5%가 1차 백신접종을 마치고, 15.2%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하는 등 일상으로의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바다 위의 나미비아
인천에서 출발해 적도를 넘어 발리로 날아간다. 하지만 목적지는 발리가 아니다. 한 열에 네 자리씩 있는 프로펠러 비행기에 다시 올라 월리스 라인(Wallace Line)을 넘어 오세아니아로 향한다. 월리스 라인은 영국의 동식물 연구자인 러셀 월리스(Alfred Russel Wallace)가 가상으로 그은 동식물의 경계선이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Borneo)섬과 술라웨시(Sulawesi)섬 사이, 그리고 그 아래 발리(Bali)와 롬복(Lombok)섬 사이를 지나는데 이를 경계로 동식물의 생태는 아시아 종과 오스트레일리아 종으로 완전히 달라진다. 두 섬 사이에 동물도, 식물도 넘지 못할 넓은 바다가 놓여 있는 셈이다. 발리 공항을 출발해 월리스 라인을 넘어 500km의 비행, 지도상으로 쫄딱 오세아니아로 넘어간다고 볼 수 있지만, 그곳은 여전히 인도네시아 땅이다. 바로 플로레스(Flores)섬이다. 우리말로 ‘소순다 열도(Lesser Sunda Islands)’라고 불리는 곳의 섬 중 하나로, ‘열도’라는 말답게 섬들이 길게 줄지어 늘어서 있다.
동·서 길이만 450km
섬이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쉬이 떠올리는 그런 섬은 아니다. 일단 거대하다. 동·서 길이만 450km에 달하니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에 육박한다. 인도네시아의 섬 이름이 플로레스라니…. 이름만 보면 마치 오스트레일리아 같기도 하다. 플로레스는 포르투갈어로 ‘꽃(Flores)’을 의미하는데, 16세기, 머나먼 인도네시아 동쪽 끝까지 무역하러 온 포르투갈 사람들로 인해 이름이 붙여졌다고. 주민 대부분이 가톨릭인 점도 당시 무역의 영향을 받았다. 이슬람 인구가 절대적인 인도네시아에서 플로레스는 섬 안의 또 다른 섬 같았다.
3일간 항해의 시작
플로레스의 첫 번째 기착지는 반다라 코모도 공항이다. ‘라부안 바조 공항’이라고도 불린다. 공항 창밖은 그저 시골 풍경이다. 공항에서 차를 타고 15분 정도 달리면 ‘라부안 바조 항구’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플로레스섬 인근 섬을 둘러보는 3일간의 항해가 시작된다. 항구에는 수많은 배가 점점이 떠 있다. 예쁘다. 인도네시아어로 이곳 이름은 ‘풀라우 플로레스(Pulau Flores)’다. ‘풀라우(Pulau)’는 섬이란 뜻이니 말 그대로 ‘꽃섬’인 셈이다. 라부안 바조 항구에서 시작된 항해는 케롤(Kerol)섬, 린차(Rinca)섬, 빠다(Padar)섬, 코모도(Komodo)섬, 길리라와 다랏(Gili Lawa Darat)섬, 그리고 카나와(Kanawa)섬 등을 방문하며 3일간 이어진다. 배에서 자고 먹고, 배에서 내려 트레킹을 하고, 스노클링을 한다. 섬 중턱에 올라 내려다보는 섬의 형상과 바다는 실로 그림 같다. 배에서 내려 낯선 풍광 속에 트레킹을 하거나 보트의 널찍한 쿠션에 누워 바다와 섬을 망연히 바라보는 것, 모든 것이 좋다.
낯선 지구 여행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 트럭을 타고 나미비아(Namibia)를 달렸듯 배를 타고 플로레스 해를 항해한다. 나미비아에서도, 플로레스에서도 낯선 지구의 풍광이 쉼 없이 펼쳐진다. 인도네시아 바다 풍광은 막연한 상상으로 마주할 수 없다. 나미비아가 바다에 밀려오기라도 한 것 같다. 인천에서 발리까지 7시간, 다시 발리에서 플로레스까지 1시간 비행기를 탔을 뿐인데, 아프리카나 남미를 간 것도 아닌데, 아주 멀리 온 것만 같은 몽환적인 기분이 든다.
완전히 다른 세상 속 존재, 코모도 드래곤(Komodo Dragon)
플로레스 항해의 또 다른 매력, 신비로운 생명체를 찾아 나서는 탐험이다. 신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줄만 알았던 드래곤은 현실 세계인 플로레스 코모도섬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오로지 코모도 드래곤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떠났다고 해도, 녀석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자유롭게 살아가는 야생동물이니 괜한 조급함을 가지지 말 것. 코모도 드래곤은 생김새부터 무시무시하다. 갑옷 같은 육중한 껍질로 몸을 가리고, 노란 혓바닥을 날름날름한다. 가늘고 긴 노란색 혀끝은 두 갈래로 갈라진 창 같다. 크기가 4~5m까지 자라며, 혀 밑에 숨구멍이 있어 제 몸집만 한 먹이도 통째로 삼킬 수 있다. 꼬리를 이용해 먹이를 공격하는 데 힘이 어찌나 센지 물소 다리를 부러뜨릴 정도다. 물소를 넘어뜨린 후에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앞발바닥, 뒷발 바닥을 땅바닥에 댄 채 서서히 움직이며 공격 자세를 취한다면 얼른 도망갈 것.
자료 제공: 트래비 (Travie), 한-아세안센터 (ASEAN-Korea Cent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