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who are the people wearing orange robes in Laos?
라오스를 지키는 백만 마리의 코끼리 (Land of a Million Elephants)
불교는 라오스의 정체성에 기여한 종교다. 라오스를 떠올리면 주황색 법복을 입은 승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실제로 라오스 어디에서나 법복을 입은 승려를 볼 수 있고, 고개를 돌리는 방향마다 불교 사원을 찾을 수 있다. 라오스 사람들의 생활 속에도 불교는 깊숙이 깃들어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현재 라오스는 주점, 영화관 등 영업중지 및 감염발생 지정지역(적색지역) 출입금지 조지를 시행하는 등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역 감염이 없는 지역은 격리 없이 일상 출입이 가능하며, 정부 허가를 받은 단체 관광객에 한해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생에 한 번은 출가를
라오스는 1947년 국교를 불교로 지정한 불교국가다. 라오스 사람들은 생활의 많은 부분을 불교적 정신과 동일시하며 생활한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라오스 사람들은 두 손을 모아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불교 합장 그대로다. 정기적으로 사원에 가서 기도를 올리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보름에 한 번 사원에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출가에 대한 인식도 보다 개방적이다. 라오스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출가를 결정할 수 있는데 워낙 불심이 깊어 자발적으로 출가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대부분의 남자 아이들은 생에 1주일에서 3달 정도 사원에서 수도 생활을 하며 불법을 익히고 불교의 정신을 내면화한다. 때문에 라오스 어디에서나 승려와 사원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라오스 불교의 중심, 루앙프라방(Luang Prabang)
불교가 라오스의 국교로 지정된 것은 100년이 채 안 됐지만, 불교가 라오스에 들어온 것은 아주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라오스 역사의 핵심을 이루는 란쌍 왕조(Lanxang Kingdom)의 탄생 시점과 맞물릴 정도다. 란쌍 왕국을 건국한 파 응움(Fa Ngum)은 라오스 지역 소국의 왕자와 크메르 왕국의 공주가 결혼해 낳은 아이다. 파 응움은 크메르 왕국에서 루앙프라방으로 넘어와 란쌍 왕국을 세웠고, 이 과정에서 크메르에서 지배적이었던 종교, 불교가 그대로 전이된다. 크메르 왕국에서 고승을 초청하며 불법을 설파하기도 하는 등 파 응움을 비롯한 란쌍 왕국 초기 왕들은 불교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며 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란쌍 왕국은 사실 이름부터 불교적이다. 란쌍은 ‘백만 마리의 코끼리’란 뜻이다. 코끼리는 불교에서 위용과 덕을 상징하는 동물로, 부처의 어머니는 코끼리가 품 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꾼 뒤 부처를 잉태했다. 수도였던 루앙프라방도 마찬가지다. 루앙은 ‘왕실’, 프라방은 ‘황금 불상’을 뜻한다. 실제로 루앙프라방에는 황금 불상(Golden Buddha)이 있다. 과거 왕궁으로 쓰였으나 현재는 박물관으로 용도가 변경된 왕궁 박물관에 모셔져 있다. 90%의 순금으로 만들어진 높이 83m, 무게 50kg의 아담한 불상이다. 이 불상은 크메르의 왕이 란쌍 왕국의 건국을 축하하기 위해 선물한 것으로 그 역사와 의미가 상당하다.
자비를 나누는 행위, 탁발
덕분에 라오스의 불교 문화는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번성했다. 루앙프라방 전역에 약 300여 개의 불교 사원이 있으니 한 집 걸러 한 집이 사원인 셈이다. 루앙프라방의 불교 문화를 경험하려면 아침 일찍 거리로 나오면 된다. 매일 아침마다 불교 의식인 탁발 행렬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라오스에서는 수행자가 자신의 아집을 버리기 위해 남에게 빌어먹으며 수행을 하는 탁발이 일반화되어 있다. 곧 수행자는 재가자의 자비를 통해 생존하고, 재가자는 수행자에게 음식을 기부하며 덕을 쌓는 것이다. 공양물이라고 특별한 것은 아니다. 이곳 주민들이 매일 먹는 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정성 들여 지은 밥, 몇 가지 곁들임 찬, 과일이 대부분이다.
불교 인구가 많은 만큼 루앙프라방에서 탁발은 일상이나 다름없다. 루앙프라방 주민 대부분이 매일 탁발에 참여한다고 하니 하루 일과나 다름없는 셈이다. 새벽 6시경에는 탁발을 나온 주홍색 법복을 입은 승려들과 길가를 따라 공양물을 놓고 앉은 주민들로 길이 복작거린다. 말없이 고요한 가운데 나누고 나눔 받는 행위만으로 가득 차는 시간이다. 이 의식은 무려 란쌍 왕국 때부터 이어져 왔으니, 적어도 600년 동안 매일매일 쌓여왔던 풍경이다.
불교적 의미가 담긴 축제들
불교 국가인 만큼 라오스의 축제는 불교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라오스에서는 연중 18개 정도의 대형 축제가 열리는데, 이중 11개가 불교 관련 행사로 집계된다. 매년 4월 부처님 오신 날 축제는 응당 성대하게 진행된다. 라오스 전역의 사원은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러 온 사람들로 붐빈다. 라오스력 새해인 ‘삐마이(Pi Mai)’를 기념하는 축제도 4월에 있다. 신년 축제이지만, 이 또한 불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 삐마이에는 사람들이 서로 물을 뿌리는 풍습이 있는데, 이 행위가 새해를 맞아 불상을 씻기던 것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라오스 승려들은 여름 장마 시기 약 3개월간 외출하지 않고 사원에서 수행하는 ‘하안거’를 갖는다. 하안거가 시작되기 전에는 분 카오 판싸(Bun Khao Phansa)라는 축제가 열려 하안거 시작을 알린다. 하안거가 끝나는 10월경에는 옥판사 보트레이싱 축제(Boun Ok Phansa Boat Racing Festival)가 성대하게 열린다. 길쭉한 배에 수십여 명의 선수가 탑승, 노를 저어 레이싱을 펼친다. 전국에서 관람객들이 모일 정도로 큰 축제 중 하나다. 연말인 11월에는 비엔티안에서 라오스 승려들이 모두 모이는 탓루앙 축제(That Luang Festival)가 열린다. 1566년 세타티랏왕이 지은 탓루앙은 부처의 사리와 유물이 모셔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세타티랏왕은 부처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탓루앙 축제를 열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자료 제공: 트래비 (Travie), 메콩 연구소, 한-메콩 협력기금 (Mekong Institute, Mekong-ROK Cooperation Fund), 한-아세안센터 (ASEAN-Korea Cent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