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nd of Kayin
코군 동굴사원에서 크고 작은 불상을 마주한다
옛 수도 양곤에서 약 270km 떨어진 카인 지역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미얀마 남부에 자리하며 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카인주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주도는 파안Hpa-an이다. 살윈Thanlwin 강변에 위치한 파안은 남북으로 뻗은 도우나산맥을 따라 석회암 지대와 카르스트 지형이 광범위하게 펼쳐지면서 석회 동굴이 발달했다. 이러한 지형을 자연스럽게 살린 사원이 다수 들어섰고, 미얀마 남부의 불교 성지가 되었다. 동굴 안에 미얀마 사람들의 깊은 염원이 깃든 것이다. 카인주 산속에 숨어 있는 탄다웅지 마을도 미얀마의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불교와 힌두교, 기독교 그리고 영국적 감성이 혼재된 세상. 특유의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며 뜻밖의 여정이 이어진다.
호수 가운데 기묘한 바위 위에 자리한 짜욱칼랍 사원 너머로 즈웨가빈산이 보인다.
산 높고 물 맑다
미얀마의 산을 오르고 호숫가를 거닐다가 느낀 풍류.
산
파안에 들어서면 기괴한 석산이 눈에 띈다. 시내 중심에서 남동쪽으로 약 10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해발 722m 즈웨가빈산Mount Zwegabin이다. 이 산의 서쪽에서 하이킹에 나선다. 누군가에게는 순례일지도 모른다(파안에서 가장 유명한 성지순례지라고 한다). 1100여 개의 불상이 줄지어 서 있는 럼비니 가든Lumbini Garden에서 출발하면 정상으로 향하는 무수한 계단이 이어진다. 천천히 산을 오르다 보면 넉넉잡고 약 2시간 만에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는 황금 불탑을 품은 사원이 존재한다. 기부금을 내면 하룻밤 머무를 수 있다고. 이곳 식당에서 채식 식사를 하거나 차 한 잔 곁들이며 숨을 고른다. 사원에서 수행하는 승려에게 공경을 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즈웨가빈산은 파안에서 가장 높은 곳이므로 정상에서 광활한 들판과 살윈강의 굽이굽이 휘어진 물줄기처럼 탁 트인 풍광을 마주하게 된다. 일출과 일몰 역시 모두 아름답다고. 단, 이곳에서 짓궂기로 소문난 원숭이를 만난다면 조심하자. 올라온 길과 다른 방향인 산의 동쪽으로 하산해도 좋으나 좀 더 가파른 편이다.
호수
파안 시내를 산책하며 랜드마크인 시계탑을 지나 칸타야 호수Kan Thar Yar Lake로 향한다. 현지인 사이에서 이곳의 해돋이가 특히 유명하다고. 해가 뜨며 저 멀리 길게 뻗은 즈웨가빈의 산세와 호수 위에 나무로 지은 인도교, 그 다리를 건너는 현지인의 삶이 비치는 수면과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인도교의 한가운데 지붕이 있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으므로 편히 앉아 풍치를 즐기며 잠시 쉬어도 좋다. 호숫가를 따라 남쪽으로 가면 페달을 밟는 오리배도 탈 수 있다. 무엇을 하든 칸타야 호수에서는 잔잔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저녁이 되면 호수 주변에 작은 야시장이 열린다. 쌀국수인 모힝가Mohinga, 밀크티와 비슷한 라펫예Laphet Yay, 떡과 같은 식감의 타마네Htamane 등의 미얀마 음식뿐 아니라 국경이 가까운 태국의 다양한 요리를 맛보며 자연스럽게 현지인과 어우러진다.
+전통을 바르다
미얀마 여행을 하다 보면 나무토막을 장작처럼 쌓아놓고 파는 가게를 볼 수 있다. 이 타나카Thanakha 나무를 짜욱핀Kyauk Pyin이라 불리는 석판에 대고 물을 뿌려가며 갈아 곱게 개면, 자외선 차단과 미백 및 보습 효과가 있는 천연 화장품이 된다. 얼굴에 바르면 은은한 향이나고 시원한 느낌이 들면서 열감을 식혀준다고. 두 볼 혹은 얼굴을 하얗게 분칠한 듯한 미얀마 사람을 목격했다면 모두 타나카를 바른 것이다. 이는 수천 년을 이어온 미얀마의 풍습이기도 하다. 곳곳에서 타나카를 크림이나 파우더 제형으로도 판매하고 있으므로 기념품처럼 잔뜩 쟁여도 좋다.
자료 제공: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한-아세안센터 (ASEAN-Korea Centre)